Vol.199_KISEWA

KISEWA

Party Photography by KIM SUNGIL

Portrait Photography by BAKYA

Interviewd by PARK TAERIN

From Seoul,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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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영상, 클럽과 일상. 그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자신만의 속도로 신(Scene)을 걸어가는 DJ KISEWA. DJ로서 플로어를 뜨겁게 달구는 한편, ‘세희123’이라는 이름으로 유튜브를 통해 일상의 순간들을 기록하며 많은 사람들과 친밀한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하나의 타이틀이나 이미지에 자신을 가두지 않고, 그때그때의 흥미와 감각에 솔직하게 반응하는 사람. 클럽 컬처를 향한 애정부터 변화하는 서울 신을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얻는 영감까지. DJ이자 유튜버, 그리고 한 명의 표현자로서 활동의 영역을 꾸준히 넓혀가고 있는 KISEWA의 지금에 대하여.

<MAPS> 독자들에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DJ KISEWA입니다. 유튜브에서 ‘세희123’이라는 이름으로 브이로그도 제작하고 있습니다.

요즘의 KISEWA를 가장 닮아 있는 단어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그리고 그 이유도 궁금합니다.
예전에는 저만의 분위기나 정체성을 아이코닉하게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을 늘 했었는데요. 어느 순간부터 사는 방식 자체가 물 흐르듯 사는 사람인데, ‘내가 나 자신을 한 단어로 정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굳이 꼽자면 ‘팔방미인’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예전에 ‘개가수(개그맨+가수)’라는 말이 있었던 것처럼 ‘디튜버(DJ+YouTuber)’도 재밌겠네요. 그래도 역시 ‘팔방미인’이라는 표현이 가장 마음에 듭니다.

처음 음악과 클럽 신에 끌렸던 순간을 기억하시나요? 그때의 감각은 지금의 KISEWA 안에 어떻게 남아 있나요?
클럽은 예나 지금이나 꾸준히 다니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지금의 제 삶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순간은 Cakeshop에서 Mykki Blanco의 내한 공연을 봤던 날이었던 것 같아요. 언더그라운드 음악 클럽 공연을 처음 접한 날이기도 하고, 자신을 표현하는 음악이 가진 에너지를 처음으로 몸소 느낀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그때의 감각이 그대로 남아 있다기보다는, 요즘은 자랑 반 허세 반으로 “그 시절이 진짜 즐거웠다”는 말을 종종 하곤 하는데요. 솔직히 말하면 다시 오지 않을 여름밤 같은 그 순간의 강렬함을 지금도 클럽 신 안에서 계속 찾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셋을 플레이하는 동안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반대로 가장 자유롭다고 느끼는 순간도 궁금합니다.
대부분의 순간은 자유롭다고 생각하지만, 관객이 있는 이상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구속이라기보다는, 관객과의 호흡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좋은 의미의 긴장감에 더 가까운 것 같아요. 반대로 가장 예민해지는 순간은 취객이 다른 관객을 희롱하거나 불편하게 만드는 모습을 목격했을 때입니다. 그럴 때는 공연의 흐름을 깨지 않으면서도 상황을 정리할 수 있도록 최대한 자연스럽게 해결하려고 합니다.

지금까지의 활동 중 가장 강하게 기억에 남아 있는 밤이나 장면이 있다면?
저 같은 욜로족은 매주, 매일 밤이 가장 강하게 기억에 남는 밤입니다…

여성 DJ로서 바라본 서울 신의 변화도 체감하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네, 확실히 있습니다. 이제는 “여자치고 음악 잘 튼다”는 말을 하는 남자 DJ들은 없으니까요. (있다면 스스로 계몽하시길.) 제가 이 이야기를 하면 데뷔한 지 얼마 안 된 DJ들은 다들 놀라는데요. 그때는 정말 그랬습니다. 뒤에서 하는 말도 아니고, 불러 세워놓고 직접 이야기하기도 했어요. 라인업에 여자 DJ 한 명을 넣어놓고 ‘꽃순이’라고 부르기도 했고요. 홍일점 같은 의미였던 것 같네요. 하하. 폭로를 하려는 건 아니고요. 지금은 그런 분위기가 아니라는 게 다행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불과 10년 전 이야기인데도 전생처럼 느껴지네요.

음악 외적으로 최근 가장 많은 영감을 받은 것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만화책인 것 같습니다. 특히 인생을 살아가는 방향을 제시해 주는 느낌으로요. 드라마 장르를 워낙 좋아해서 주인공의 독백을 들으며 마치 제가 대답하는 것처럼 하루 종일 곱씹어보기도 합니다. 같은 의미로 주변 사람들과의 대화에서도 영향을 많이 받는데요. 압도적인 분위기의 회화 작품이나 스타일리시한 영화도 영감을 주지만, 작품은 이미 완성된 결과물이다 보니 혼자 들여다보며 정답을 찾는 과정이 조금 지루하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반면 사람들과 주고받는 대화는 다듬어지지 않은 생각들이 실시간으로 오가기 때문에 생각이 계속 확장되는 것 같아요. 이렇게 말하고 보니 영감이라기보다는, 주변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얻는 것 같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달라진 것과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각각 무엇인가요?
20대 초반에는 클럽에 매일 출석체크를 하면서 “내가 안 가면 클럽 망하는 거 아니야?” 같은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는데요. 당연하지만 제가 없어도 클럽은 잘 영업하고 잘 굴러갑니다. 내가 빠진다고 세상이 멈추는 것도 아니고, 내가 붙잡고 싶다고 붙잡히는 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세상은 늘 같은 속도로 움직이고 있고, 저 역시 변함없이 제 삶을 살아갈 뿐입니다. 거창하게 변한 것도, 붙잡아둘 수 있는 것도 없다는 게 제가 하고 싶은 말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협업이나 프로젝트가 있나요? 언젠가 꼭 플레이해보고 싶은 도시나 공간이 있다면요?
없습니다. 그냥 꾸준히 일하고 싶습니다. DJ 섭외는 인스타그램 DM으로 부탁드립니다…

KISEWA라는 이름 말고, 세희123이라는 이름도 갖고 있어요. 유튜브를 시작하면서 이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구독자분들이 언더그라운드 클럽에도 찾아와주신다는 점이요. 가끔은 적응을 못 해서 팔짱을 낀 채 트위터를 새로고침하고 계신 모습을 보기도 하는데, 그것 역시 그분만의 적응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와주시는 것 자체가 감사하니까요.

세희123의 콘텐츠는 10대, 20대 여성들에게 특히 친근하게 다가가는 것 같아요. 저도 한 명의 구독자로서 ‘친한 언니’ 같은 느낌을 받곤 했는데요. 만약 10대, 20대로 돌아간다면 가장 해보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그때부터 DJ를 시작하고 싶어요. 하루라도 더 빨리 시작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이따금씩 합니다. 그 외에는 딱히 없는 것 같고요. 어릴 때로 돌아간다면 더 열심히 놀고 싶습니다.

앞으로 사람들이 KISEWA를 어떤 아티스트, 어떤 사람으로 기억했으면 하나요?
그냥 유쾌한 사람으로 기억에 남았으면 합니다. ‘아티스트’라는 말로 기억되는 것도 조금 부담스럽고요. 그냥 음악 잘 트는 언니 정도면 좋은 것 같습니다. 사실 그냥 뭐든 기억해주시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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