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99_LEE YELIN

LEE YELIN

Interviewd by PARK TAERIN

From Seoul,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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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Yelin Lee draws unfamiliar emotions from familiar imagery. Recurrent portraits of young girls and the deep blue hue often referred to as “Yelin's Blue” have become defining elements of her visual language. Contrasted with vivid colors, the quiet expressions and silence that fill her canvases gently connect anxiety with resilience, and memory with the present. In this interview, we explore the world of Yelin Lee and the stories behind a practice shaped by the questions she continues to ask herself.

먼저 <MAPS> 독자들에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회화 작업을 하고 있는 이예린입니다. 어릴 적부터 곁에 있었던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잔상을 바탕으로 작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화면 속 무표정한 소녀들을 통해 불안과 회복, 자기 자신을 마주하는 감정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작가님의 작업에는 ‘소녀’의 얼굴이 반복적으로 등장합니다. 이 인물은 특정한 누군가라기보다 어떤 감정이나 상태에 가까워 보이는데, 작가님에게 이 소녀는 어떤 존재인가요?
제 생각과 기억,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들에서 비롯된 존재이지만, 캔버스에 그려지는 순간 저를 넘어선 존재로 남습니다. 저로부터 출발했지만 저만의 이야기에 머무르지 않고, 보는 사람 각자가 자신을 대입해볼 수 있는 형상에 가깝습니다. 불안과 균열 속에서도 다시 자신을 세우려는 회복의 의지를 품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드리고 싶습니다.

작품 속 인물들은 관객을 바라보는 듯하면서도 어딘가 멀리 있는 듯한 눈빛을 지니고 있습니다. 작가님은 ‘시선’을 통해 어떤 감정을 전달하고 싶으신가요?
그 시선 앞에서 자신을 한 번 돌아보게 되는 경험을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큽니다. 정면을 보고 있지만 어딘가 멀리 있는 듯한 눈빛은, 특정한 감정 하나로 읽히지 않게 하려는 의도적인 선택입니다. 보는 사람의 그날 기분이나 상황에 따라 서늘하게 느껴질 수도, 편안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저는 그렇게 매번 다르게 읽히는 편이 오히려 자연스럽다고 생각합니다.

‘Yelin's Blue’라는 표현이 생길 만큼 블루 컬러가 작업의 중요한 인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작가님에게 파란색은 어떤 온도와 감정을 가진 색인가요?
처음부터 의도했던 색은 아니었고, 작업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색입니다. 차갑다고 단정 짓기도, 따뜻하다고 단정 짓기도 어려운 온도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저를 표현하는 데 가장 잘 맞는 색이라 계속 사용하고 있고, 앞으로 작업이 변화하면 다른 색이 등장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밝고 선명한 색감과 달리, 인물의 표정에는 서늘함이나 고요함이 느껴집니다. 이런 대비는 의도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인가요?
제 안에 있는 여러 겹의 모습들이 화면에 함께 드러난 것에 가깝습니다. 밝은 색감이 겉으로 드러나는 인상이라면, 무표정한 얼굴은 그 안쪽에 있는 조금 더 조용한 침묵의 모습입니다. 이 두 요소를 함께 남겨두는 것은 분명한 저의 선택이지만, 대비 자체를 목적으로 그려내기보다는 제 안의 여러 결을 있는 그대로 두는 쪽에 가깝습니다. 한 사람 안에 이렇게 다른 얼굴들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만큼은 화면에서 선명하게 드러나길 바랍니다.

작가님의 작업은 유년과 성인 사이의 간극, 기억과 감정의 흐름을 다룬다고 소개되기도 합니다. 어린 시절의 감각은 현재 작업에 어떤 방식으로 남아 있나요?
어릴 적 늘 곁에 있었던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정서는, 작업 전반의 분위기에 스며들어 있는 것 같습니다. 그 감각을 고정된 기억으로 재현하기보다는, 지금의 제가 스스로를 다시 들여다보는 재료로 삼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과정은, 결국 세상과 소통하려는 과정과도 가깝습니다.

배경은 비교적 단순하지만, 얼굴과 표정만으로 많은 서사를 상상하게 만듭니다. 화면에서 ‘덜어내는 것’과 ‘남겨두는 것’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지금까지는 배경을 최대한 덜어내고, 얼굴과 눈빛에 감정을 집중시키는 작업을 해왔습니다. 얼굴과 눈빛만 남겨두면 그 감정은 특정 기억에 묶이지 않고, 보는 사람 각자의 것으로 다시 열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지금까지 덜어내는 것이 저의 방식이었다면, 앞으로는 그 여백에 조금씩 다른 요소들을 채워보고 싶습니다.

디지털 작업에서 아크릴 페인팅, NFT까지 매체를 확장해오셨습니다. 매체가 달라질 때 작가님이 가장 중요하게 지키고 싶은 감각은 무엇인가요?
매체가 바뀌어도 가장 중요하게 지키고 싶은 것은, 끊임없이 저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는 태도입니다. 디지털이든 캔버스든, 어떤 매체를 쓰든 저는 계속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질 것이고, 그 질문들이 자연스럽게 작업에 담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개인전을 마무리하며 “스스로에게 던진 수많은 질문들”이라는 표현을 남기셨습니다. 이번 작업 과정에서 가장 오래 붙잡고 있었던 질문은 무엇이었나요?
저의 가장 밑바닥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안에 무엇이 존재하는지, 그 질문을 계속 묻고 또 물었습니다.

작가님의 그림은 귀엽고 아름답지만 동시에 어딘가 불안하고 낯선 감정을 남깁니다. 관객이 작품 앞에서 어떤 감정까지 경험하길 바라시나요?
하나의 감정으로 정리되기보다, 보는 사람의 상태에 따라 다르게 읽히는 편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귀여움 안에 낯섦이 함께 있을 때, 그 이미지는 오히려 더 오래 마음에 남습니다. 그래서 저는 편안함에만 머무르기보다, 그 낯선 감정까지 함께 경험해보셨으면 합니다.

앞으로 작가 이예린의 세계에서 더 깊게 탐구해보고 싶은 감정, 색, 혹은 인물의 상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불안과 회복 사이의 긴장을 다뤄왔다면, 앞으로는 그 둘이 반복되는 흐름 자체를,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계속 나아가는 모습으로 더 다뤄보고 싶습니다. 색에 있어서도 지금의 파란색을 지키면서, 동시에 다른 색들도 조금씩 함께 확장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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