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97_NOVO

NOVO

Interviewd by Park Seoha

From Seoul,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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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지금 시점에서 스스로를 어떤 작가라고 정의하고 있나.

지금의 나는 결과보다 과정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작가라고 생각한다. 완성된 이미지가 아니라, 그것이 만들어지는 시간과 태도에 더 관심이 많다. 화면 위에 무엇이 남았는가보다, 그 앞에서 내가 어떤 상태로 머물렀는지가 더 중요하다. 회화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사물과 공간, 상황까지 작업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있다. 작업은 하나의 장르라기보다, 내가 감지하는 세계를 통과하는 방식에 가깝다.

노보의 작업을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태도나 기준이 있다면 무엇인가.
작업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은 ‘무리하지 않는 것’이다. 억지로 의미를 만들거나, 지금의 나보다 앞서 있는 무언가를 흉내 내려 하지 않는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감정과 상태를 솔직하게 다루려고 한다. 그 태도가 작업을 오래 지속하게 만드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조급해지지 않으려는 태도가 결국 나를 다시 작업 앞으로 돌아오게 만든다.

컵, 의자, 식물처럼 일상적인 오브제들은 어떤 순간에 그림이 된다고 느끼나.
특별해서가 아니라 너무 익숙해서 선택된다. 매일 보는 사물이라 오히려 의식하지 않게 되는데, 어느 순간 그 사물이 감정을 대신 말해줄 때가 있다. 설명하지 않아도 어떤 상태를 담고 있다고 느껴질 때, 그때 비로소 그림이 될 자격을 얻는다고 생각한다. 사물은 배경이 아니라, 감정이 머무는 자리다.

하나의 작업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감지하는 것은 무엇인가.
대부분은 감정에 가깝다. 명확한 장면이나 색보다, 설명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작업은 그 상태를 천천히 확인해 가는 과정이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서야 내가 어떤 감정에 있었는지 알게 된다. 그림은 결과라기보다, 그 감정을 따라간 흔적에 가깝다.

작업 과정에서 특히 예민하게 반응하는 요소가 있다면 무엇인가.
작업이 너무 설명적으로 보일 때 가장 예민해진다. 이미지가 스스로 말하지 못하고 내가 대신 설명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 그 작업은 다시 돌아보게 된다. 말로 이해시키려는 순간, 그림은 힘을 잃는다고 생각한다. 설명보다 여운이 남기를 바란다.

‘이제 멈춰도 되겠다’고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
‘이제 그만 두는 게 맞겠다’는 감각이 올 때다. 완성은 만족이라기보다, 더 이상 손대지 않는 게 더 정직하겠다고 느끼는 순간에 가깝다. 더 보태는 것이 욕심처럼 느껴질 때 멈춘다. 멈춤도 작업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이건 정말 나답다’고 느끼는 지점은 어떤 순간인가.
작업을 보고 나서 굳이 설명하고 싶지 않을 때다. 말이 없어도 어떤 여운이 남아 있을 때, 그럴 때 가장 나답다고 느낀다. 설명이 줄어들수록 오히려 나에 가까워진다고 생각한다.

반복적으로 선택하는 색과 형태는 의식적인 선택인가.
처음부터 의식적으로 선택한 것은 아니다. 작업을 반복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남은 것들이다. 지금의 색과 형태는 취향이라기보다 시간의 흔적에 가깝다. 오래 머물렀던 감정들이 축적된 결과라고 생각한다.

관객은 어디서부터 감상을 시작하면 좋을까.
의미를 찾으려고 애쓰지 않아도 좋겠다. 어떤 이미지가 먼저 눈에 들어왔는지, 그때의 감정이 무엇이었는지부터 시작해도 충분하다. 해석보다 감각이 먼저여도 괜찮다. 그 순간의 반응이 이미 감상이라고 생각한다.

2025년 1월 2인전은 어떤 지점에 놓여 있다고 생각하나.
그 시기에는 관계와 거리감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서로 다른 작업이 같은 공간에 놓였을 때 생기는 긴장이 흥미로웠다. 25년 초반부터 기획된 전시였고, 26년 새해를 열며 작가로서 인사를 나누는 자리이기도 했다. 새로운 한 해의 출발선에서 희망과 설렘을 함께 나누고 싶었던 전시였다. 그 시간의 공기가 자연스럽게 작업에도 스며들었다고 생각한다.

전시를 준비하며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는 무엇인가.
작품이 공간 안에서 어떻게 숨 쉬는지가 중요하다. 설명이나 장치는 최소한으로 두고 싶다. 남겨두는 쪽이 나에게는 더 맞는다. 작품과 관객 사이에 여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행복’이나 ‘자기 긍정’ 같은 정서는 의도한 방향인가.
의도적으로 다루려고 한 적은 없다. 작업을 계속하다 보니 그렇게 읽히는 것 같다. 아마도 무리하지 않으려는 태도에서 비롯된 결과일 것이다. 나를 몰아붙이지 않는 태도가 화면에도 남아 있는 것 같다.

작업시에 가장 자주 던지는 질문은 무엇인가.
“이 작업은 지금의 나에게 솔직한가?”라는 질문을 자주 한다. 그 질문이 기준점이 된다. 그 답이 흐려질 때 작업도 흔들린다.

다양한 형식을 넘나드는 이유는 무엇인가.

특정 매체의 한계를 느껴서라기보다, 지금 다루고 있는 감정에 가장 적합한 방식을 찾는 과정에 가깝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형식이 달라진다. 매체는 목적이 아니라 도구라고 생각한다.

가장 자연스러웠던 브랜드 협업의 조건은 무엇이었나.
브랜드가 결과보다 과정을 존중해 줄 때 가장 자연스러웠다. 작업의 속도와 방식을 이해해 줄 때, 결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서로의 리듬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작업이 막히는 순간, 스스로를 다시 작업 상태로 돌려놓는 방식이 있다면.
잠시 작업에서 멀어진다. 걷거나, 정리하거나, 운동을 하거나, 책을 읽거나 혹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억지로 붙잡지 않으려 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다시 손이 가는 때가 온다.

MAPS가 20주년을 맞았다. 노보에게 ‘20년’이라는 시간은 어떤 감각으로 다가오나.
정확한 시점은 또렷하지 않지만, MAPS와 함께 작업했던 시간이 떠오른다. 힘들었던 시간, 철없던 시간, 행복했던 시간이 겹쳐 있다. 동시대를 함께 지나온 동료 같은 감각이 먼저 다가온다.

작가로서 작업을 지속해온 시간 속에서, 가장 달라진 것과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각각 무엇인가.
달라진 것은 조급함이 줄어든 것이다. 예전보다 속도를 덜 의식한다. 변하지 않은 것은 계속 만들어야 한다는 감각이다. 만들지 않으면 내가 아닌 것 같은 느낌은 여전하다.

지금 이 시점에서 노보의 작업은 어디쯤 와 있다고 느끼나. 그리고 앞으로의 시간은 어떤 방향으로 열려 있기를 바라는지.
어디쯤 와 있다고 단정하기보다는, 아직도 과정 한가운데에 있다고 느낀다. 도착했다는 감각은 없다. 앞으로의 시간은 조금 더 느리게, 하지만 오래 이어지길 바란다. 급하게 앞을 보지 않아도 되는 상태로 계속 작업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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