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87_KOWGI

KOWGI

Interviewed by Yoo Youngjae

From Seoul, Sou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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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9월, 처음으로 런웨이를 선보였습니다. 런웨이 이후 작업 과정이나 작업에 대한 태도가 달라진 것이 있나요?

첫 런웨이에서 카우기의 지난 3년간의 시간을 담았습니다. 두 명이 고수해 오던 작업 방식을 확장하는 계기가 되었어요. 한 장의 사진으로 완결되는 작업을 해왔기 때문에, 360도의 모든 장면을 온전히 감당해야 하는 런웨이는 새로운 도전이었습니다. 비교적 짧은 기간동안 작업을 하느라 사실 직전까지도 많은 시간을 투자했어요. 기꺼이 시간을 내준 수 많은 친구들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던 런웨이였습니다. 함께해주신 실장님들에게도 다시 한번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사실 런웨이 자체는 저희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했었기에, 100프로의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습니다. 이전의 카우기의 색들을 가장 잘 정돈한 무대였지 않나 싶어요. 저희가 막연하게 그려 왔던 모든걸 담기에는 한계가 있었어요. 그러나 첫 런웨이를 진행했던 그 모든 과정은 저희에게 디렉터로서의 역할을 확인시켜줌과 동시에 발전 할 수 있는 토대가 되었습니다.

하나의 결론을 만들어내기 위해 흩어진 조각들을 모아 새로운 배열을 만들어내는 것 처럼요. 두 명이 합을 맞춰온 기간이 있다보니, 자연스럽게 역할을 분배하며 정리가 되어가는게 신기했어요. 10분의 무대를 위해 필요한 수 많은 사람들과 예기치 못한 변수들을 컨트롤해가는 과정이 힘들기도 했지만, 그 안에서 찾고자하는 정점을 위해 달려온 시간이었습니다.

그 짧은 여정 속에서, 저희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해야된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단순히 저희의 미감을 담아내고 다듬어내는 작업으로 그치지 않고, 외부와 결합되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성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한 달이라는 기간동안 이렇게 많은 것을 몸소 느끼게 되니 돌아봐도 다시 없을 귀중한 시작점이었네요.

카우기는 시작부터 지금까지 기존의 패션 브랜드와는 다른 새로운 길을 만들어 왔습니다. 지금 향하고 있는 방향은 어떤 곳일까요?

저희가 완전히 없던 길을 만들어 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다만, 조금 다른 길을 고집스럽게 걸어온 것 같습니다.

카우기의 첫 시작점은 헤드피스였어요. 그러나 지금은 명확하게 지칭하는게 어려워졌습니다. 런웨이를 진행하면서 만들었던 의상들 그리고 다양한 오브제와 세트… 이것들을 떠올리면, 결국 패션이라는 장에서 경계를 허물며 원하는것들을 찾은 결과라고 생각해요. 카우기에게 최종 종착지는 없습니다. 그저 최대한 현실에 충실하며 조금 더 원하는 것을 추구하면서 나아갈 것 같아요. 저희가 처음 작업을 시작했을 때의 설렘과 가능성을 다시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카우기의 제품들은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에는 관심 없나요?

비현실적인 이미지에서 오는 생경한 미를 추구해왔기 때문에, 사실 다른 방향은 생각하지 않고 있어요. 카우기와 대중들의 연결고리는 아무래도 엔터테인먼트를 중심으로 만들어집니다. 뮤직비디오나 화보에서 보이는 제품들을 조금씩 더 알아봐주시고 있어요. 아직은 이렇게 컨텐츠로써 보여드리고 싶은게 많습니다.

수익을 생각하면 기계적 공정을 통한 대량생산이나 ‘ready to wear’를 고려할 법도 한데, 지금의 만듦새를 유지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있나요?

저희가 계속 고민을 해온 부분이지만, 아직은 해보고싶은 작업이 많네요. 조금 더 연구의 과정을 거치고자 합니다. 디자인적으로는 사실 직관적인 이미지를 베이스로 계획된 형태를 찾고있습니다. 저희가 메인으로 늘 만드는 날개 오브제의 경우, 다양한 재료와 형태로 나올 수 있는 다양한 결과값을 생각해보며 다른 작업으로 확장하고있어요. 제작 부분에선 당연히 마감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익숙한 재료도 조금 더 매끄럽게 이용할 수 있게 고민을 합니다.

두 사람이 함께 카우기를 만들기 전엔 각자 어떤 꿈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저희는 같은 고등학교 같은 과에서 만나, 각자 다양한 전공을 지나 왔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기까지 오랜 시간동안 스쳐가는 수많은 선택지가 있었습니다. 그 중 가장 빠르게 현실로 다가온 꿈이 카우기였어요. 심도있게 다른 방향을 생각해볼 새 없이 시작된 기회였기에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종종 작업을 하며 평행세계의 우리에 대한 대화를 해요. 선생님이 되거나 화가 혹은 직장인이 되는 다양한 방향을 꽤나 구체적으로 상상하곤 합니다.

요즘 가장 즐거운 것은 무엇인가요?

일상.

일상적이지 않은 작업을 추구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일상이 가장 즐겁고 소중할 때가 많습니다. 소소하게 즐길 수 있는 것들을 놓치고 싶지 않아요. 그러나 저희를 긴장과 동시에 설레게하는 작업이나 의뢰가 들어오면, 고민하지 않고 일상을 버리는 그 순간이 가장 즐겁기도 합니다.

패션브랜드가 영화를 제작하고 메타버스를 만드는 등 영역을 뛰어넘는 활동이 많이 보입니다. 카우기도 시도하고 싶은 것이나 계획중인 것이 있을까요?

늘 시도하고 싶은 것들 중 하나는 무대 연출이에요. 런웨이에서 조금 더 확장된 장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하나의 페스티벌과도 같아요. 이를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현시점 가장 새로운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숏폼 컨텐츠.

낯섦을 체감하기도 전에 빠르게 일상에 녹아들었어요. 패션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어떻게 접목 될지 궁금합니다.

여러 매체에서 언급하신대로 ‘얘네는 뭐 하는 애들이지?’라는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며, 이제는 어느정도 ‘이런 재미있는 걸 하는 애들이구나’하는 인식이 생겼을 것으로 보입니다. 새롭게 듣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요?

‘카우기스럽다’ 라는 이야기를 듣고싶은 마음과 동시에, 아직까지는 우리의 방향성이 궁금해지는 새로운 모습을 더 보여주고 싶어요. 저희 조차도 굳어지는 듯 하다가도 흘러가는 다양한 방향을 쫓고 있거든요. 다음은 뭘 할까? 라는 호기심과 관심을 끌 수 있는 카우기로 남고싶습니다.

어느새 연말입니다. 올해가 지나기 전에 꼭 이루고 싶은 것이 있나요?

계획된 프로젝트를 무사히 마치고,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잠시의 여유를 가지고싶어요. 새로운 해를 맞아 더 많은 고민과 논의가 필요하기에 차근차근 생각할 시간이 있으면 해요. 지난 2023년 한 해를 정말 빠르게 달려왔기에 더욱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우선은 늘 저희와 함께해 주시는 작가님과, 새로운 시도를 위해 저희를 찾아주신 분들과의 작업이 남아있어요. 남은 한 달 열심히 달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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