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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EP 〈Normal Life〉로 돌아온 블라는 이번 앨범을 “지금의 나를 온전히 담은 기록”이라고 말한다. 사랑과 관계, 과거의 상처, 그리고 청춘의 감각까지 그는 ‘보통의 삶’이라는 다층적인 단어 안에 현재의 자신을 꾹꾹 눌러 담았다. 갈팡질팡하는 연인들의 이야기부터 오래 묵은 고통을 털어놓는 순간, 그리고 무엇이든 해볼 수 있었던 청춘의 시간까지. 그가 노래하는 ‘보통의 삶’은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지, 다가오는 단독 공연에서 그 답을 직접 확인해보는 건 어떨까.

M: 〈MAPS〉 독자분들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B: 안녕하세요, 음악을 만들고 노래하는 블라입니다. 이번 네 번째 EP 〈Normal Life〉로 인사드리게 됐어요. 제 이야기를 가장 솔직하게 담아낸 앨범이라 이렇게 인터뷰로 나눌 수 있어 기쁩니다.

M: 이번 EP의 제목을 ‘Normal Life’로 정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B: ‘Normal Life’라는 타이틀은 사실 작업 후반에 정해졌어요. 이번 앨범에서는 온전히 ‘지금의 나’를 담고 싶었거든요. ‘보통의 삶’이라는 말은 사람마다 다르게 느껴질 수 있잖아요. 그리고 시간에 따라서도 계속 달라지고요. 첫 앨범을 냈을 때 제가 생각했던 Normal Life와 지금의 Normal Life는 완전히 다른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 앨범은 ‘지금의 나에게 보통의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기록이라고 생각합니다. 수록곡들 역시 현재의 저를 있는 그대로 담아낸 결과물이에요.

M: 수록곡 중 몇 곡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소개해 주신다면요?

B: 〈Falling for You〉는 갈팡질팡하는 연인들의 이야기를 담았어요. 〈빈틈〉은 1집의 〈널 더〉와 닮았지만, 정반대의 감정에서 출발한 곡이에요. 사랑을 갈망하는 마음이 아니라, 그 사랑 안에서 벗어나고 싶어지는 순간을 다뤘어요. 〈All The Pain〉은 제게 가장 중요한 곡입니다. 과거에 몸이 많이 아팠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때의 고통을 오랫동안 안에만 담아두고 있었어요. 이 곡에서 처음으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 아픔을 털어놨고, 그 순간 응어리가 풀리는 경험을 했어요. 그 고통을 던져버리고 다시 ‘보통의 삶’으로 돌아가고 싶었던 마음이 이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감정이에요.

M: 다섯 트랙이 각기 다른 감정선으로 구성돼 있는데요. 트랙 배열에도 블라만의 서사가 담겨 있나요?

B: 이번 앨범은 처음부터 끝까지 들었을 때 지루하지 않는 흐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초반에는 비교적 잔잔한 서사를 들려주고, 점점 리듬이 생기면서 감정이 고조되고, 마지막에는 다시 그 리듬을 풀어주는 구조로 구성했어요. 하나의 감정이 아니라, 여러 감정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설계한 앨범입니다.

M: 이번 EP에는 ‘사랑’이 다양한 방식으로 등장합니다. 블라의 일상에서 사랑은 어떤 의미인가요?

B: 사랑은 제 삶에서 굉장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같아요. 그게 꼭 연인 간의 사랑만을 의미하는 건 아니에요. 사람, 동물, 일, 관계, 어떤 대상이든 애정을 느끼는 순간이 있잖아요. 저는 사랑을 하나의 ‘에너지’라고 생각해요. 제 삶이 움직이게 하는 동력 같은 것. 그래서 사랑은 늘 제 음악 안에 자연스럽게 들어오는 것 같아요.

M: 타이틀곡에 대한 이야기도 빼 놓을 수 없죠. 〈Youth〉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지금 블라에게 ‘Youth’란?

B: 저에게 청춘은 뭐든 해볼 수 있는 시기인 것 같아요. 실패도 결국 경험이 되고, 성공은 또 다른 기쁨이 되죠. 어떤 선택이든 다 용서받을 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Youth〉는 지나간 저의 젊음에서 겪었던 감정들을 담은 곡이에요. 그 시절의 감정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고, 결국 앞으로 나아갈 에너지가 됐다고 믿어요.

M: 뮤직비디오에서 의사와 환자라는 설정이 인상적이던데요. 촬영 비하인드가 궁금하네요.

B: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다가 ‘상담실’이라는 공간을 설정하게 됐어요. 결국 자기 자신을 죽이는 이야기인데, 그 의사가 사실 또 다른 나라는 설정이죠. 촬영 당시 허재혁 배우님이 함께 해주셨는데, 감정 표현이 어색할까 봐 걱정했어요. 그런데 점프를 계속해서 숨을 가쁘게 만들어보라고 조언해 주셨거든요. 그 덕분에 훨씬 자연스러운 장면이 나왔던 것 같아요.

M: 작사, 작곡은 물론 연주까지 직접 소화하는 DIY 방식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가요?

B: 장점은 제 머릿속에 있는 아이디어를 왜곡 없이 그대로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단점은 객관화가 어렵다는 것. 모든 걸 스스로 결정하다 보니 계속 스스로에게 되묻게 돼요. 이게 맞는지. 또 시간이 오래 걸리고, 다양한 능력을 계속 키워야 한다는 부담도 있고요. 그래도 결국 이 방식이 저에게는 가장 솔직한 방법인 것 같아요.

M: 블라의 감성적인 음악적 서사에 영향을 준 아티스트는 누구인가요?

B: Weyes Blood라는 아티스트를 정말 좋아해요. 특히 〈Titanic Rising〉이라는 앨범을 수도 없이 들었어요. 그 앨범의 믹스 엔지니어와 꼭 작업해보고 싶다고 회사에 말했는데, 실제로 연락이 닿아서 지금까지 함께 작업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A Lot’s Gonna Change〉를 꼭 들어 보셨으면 해요.

M: 오는 28일 단독 공연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번 공연에서 기대할 부분이 있다면요?

B: 이번에 처음으로 피지컬 CD를 발매했어요. 공연장에서 직접 판매도 할 예정이고요. 무엇보다 이번 공연에서는 조금 더 자유로워지고 싶어요. 무대 위에서는 제 본명이 아니라 ‘블라’로, 완전히 저 자신을 내려놓고 뛰어놀고 싶어요. 특히 〈All The Pain〉 같은 곡에서는 정말 마음껏 놀고 싶어요. 관객분들이 “오길 잘했다”라고 느낄 수 있는 공연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M: 최근 ‘Normal Life’ 속에서 느낀 소소한 행복은 무엇인가요?

B: 요즘은 공연 준비로 합주와 연습을 반복하고 있어요. 처음엔 잘 안 맞는 것 같다가, 점점 맞아 들어가는 순간이 있거든요. 그때 느끼는 쾌감이 정말 커요. 아마 그게 지금 제 소소한 행복인 것 같아요.

M: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B: 지금까지 EP나 싱글 위주로 활동해왔는데, 언젠가는 꼭 정규 앨범을 내고 싶어요. 그리고 영어 공부를 더 해서 영어 곡도 많이 만들고 싶어요. 더 다양한 팬들과 만나고 싶고요. 결국은… 더 잘되고 싶습니다. 하하.

Photography by Kim Dongyoung

Produced by Park Seo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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