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85_작은 책상 옮기기

작은 책상 옮기기

Interviewed by Yoo Youngjae

From Seoul, Sou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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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도서관'인가요?

‘작은 책상 앞에서 다양한 아티스트가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공연을 펼친다'는 컨셉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책상의 존재가 자연스러운 ‘도서관'이 떠올랐고, 마침 사옥 1층의 도서관의 리모델링이 필요 하여 좋은 기회로 여기고 진행했습니다. 장소의 모양보다 원작의 철학과 컨셉을 지키는 것을 더 중요시 했습니다. NPR Tiny Desk Concert(이하 ‘NTD’)의 경우 실제 NPR 사무실 한켠에서 촬영하고 있습니다. 타이니 데스크 코리아(이하 ‘타데코’)도 인공적이지 않은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따라서, 실제 도서관의 시설 외에 추가 조명이나 소품을 설치하지 않았습니다. NPR에서도 이 점을 무척 좋아했구요. 또한 촬영 시 임직원들이 관람객으로서 가까이에서 관람하는 점이 NTD와 매우 흡사한 분위기를 내주었습니다. ‘아카이빙' 한다는 점에서 타이니 데스크와 도서관의 의미가 통한다고 봅니다.

첫 출연진 ‘김창완 밴드'의 ‘아리랑'이 시작 되었을 때 신화의 첫 장 같았습니다.

한국 음악계의 상징적인 인물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김창완 선생님과 산울림은 데뷔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활동하며, 여전히 락 페스티벌, 패션쇼 등에서 젊은 세대에게도 인정 받는 현역인 아티스트입니다. 또한, 김창완 선생님께서 ‘선배가 첫 무대를 열어주면 많은 후배들이 따라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흔쾌히 출연해주셔서 무척 감사합니다.

한국의 음악이 K팝 뿐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출연진 구성입니다. 선정 기준은 무엇이었을까요?

다양한 장르와 세대를 뛰어넘는 아티스트를 모시는 것이 우선이었습니다. 타데코를 만들어가는 직원들의 취향도 반영하고, 그 밖의 많은 분들이 좋아하실 부분을 생각합니다. 타데코가 공연하기에 아주 친절한 환경은 아니어서 아티스트 입장에서도 도전인데, 그 도전을 해주시는 멋진 분들을 모시려고 합니다.

NTD는 인지도와 장르에 상관 없이 어떤 기준의 ‘좋은 음악'이라면 모두 섭외 된 것 같습니다. 타데코에서도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을까요?

섭외에 있어서 최대한 다양한 분들을 모시려 하니 흔쾌히 출연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내한하는 해외 아티스트와 아시아 기반의 아티스트까지 널리 저희 무대에 모시고 싶습니다. 저희의 경우 NTD의 라인업처럼 다양한 장르의 ‘좋은 음악'을 보여주는 것을 목표로 했고, NTD와 논의를 시작할 때 한국과 아시아 음악의 전방위를 보여주겠다는 말로 설득했습니다.

다양한 섭외를 위해 음반 디깅이나 오프라인 공연 관람 등 특별한 노력을 하나요?

저희 팀에 대해 뿌듯하고 고마운 점이 있습니다. 모든 팀원이 기본적으로 음악에 미쳐 있습니다. 팀원 모집 공고에 ‘음악과 공연을 사랑하는 힙스터’를 찾는다고 했더니, 정말 그런 분들이 모이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공연, 페스티벌 등을 즐기고 새로운 음악과 문화를 탐구하는 것에 거부감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특별히 요구하지 않아도 이 일을 즐겁고 능동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오늘 모인 저희 팀만이 아닌, 타데코를 만들어가는 모든 스탭들이 정말 다양한 음악 취향을 갖고 계셔서 늘 영감받습니다.

콘텐츠 제작 시 고려할 부분이 많습니다. 대기업 산하 제작사여서 부담이 덜 하다거나 더 제약이 있을까요?

콘텐츠 자체가 갖는 의미에 중점을 두어 제작 중 입니다. 물론 사업적인 부분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타이니 데스크의 철학과 균형을 이루기 위해 여러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NTD에서는 메인 스폰서와 콘텐츠 자체로 협업을 하는 구조를 갖고 있는데, 저희도 그런 모델을 참고하고 있습니다.

NTD가 자리 잡은지도 오래 되었는데, 지금 시점에 타데코를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NTD가 자리를 잡았지만, 한국에서의 인지도는 아직 크지 않습니다. 3년 전부터 소규모 인원으로 기획을 시작했고, 조직을 갖추어 NPR과 준비한지는 1년 반 정도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처음 기획과 많이 달라진 부분이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접할 수 있는 매체가 많이 사라졌는데, ‘우리나라에 이런 음악도 있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타데코를 만들고 있습니다.

NTD과 타데코의 지향점은 어떻게 같고, 어떻게 다른지 궁금합니다.

아티스트의 목소리와 악기의 소리 자체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같습니다. 다른 점은 출연하는 아티스트의 출신 지역 차이 정도입니다. 앞서 말씀 드린 바와 같이, 아시아의 아티스트와 내한 아티스트까지 출연진의 범주를 넓힐 계획입니다. 촬영을 거듭할수록, 그냥 촬영이 아닌 진짜 공연이 되어야 한다고 강하게 느낍니다. 아티스트와 관객이 눈을 맞추고 분위기를 함께 느낄 때 발생하는 에너지가 타데코를 완성합니다. 이런 점에 더 초점을 맞추어 만들어 나가려고 합니다.

일반 관객들이 공연을 만날 기회도 있을까요?

당장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도서관은 공용적 공간인만큼 콘서트나 페스티벌 등의 외부 개방 이벤트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타데코와 비슷한 방향성을 지닌 한국 매체는 ‘온스테이지'가 떠오릅니다.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요?

저희 모두 ‘온스테이지'를 좋아하고 영감 받습니다. 양질의 콘텐츠를 오랫동안 지켜왔다는 점은 타데코가 따라 가고픈 길입니다. 그 밖에도 ‘잇츠라이브', ‘딩고' 등 다양한 콘텐츠들이 있습니다. 각각 다루는 방향이 조금씩 다른데, 타데코는 그 모두를 아우르는 채널이 되고자 합니다.

출연진의 선곡에 제작진이 관여하기도 하나요?

아닙니다. 출연진이 직접 선곡합니다. 저희가 아티스트에게 요청 드리는 것은 딱 하나입니다. ‘본인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곡.’ 그 요청을 각 아티스트가 해석하여 장르, 음계, 연출 등으로 다양하게 준비해주셨습니다. 타데코는 그 열정을 가진 훌륭한 아티스트들을 존중하며 더 많은 분들께 알리는 것에만 집중합니다.

타데코를 지켜보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아티스트의 의도, 떨림, 간절함, 억누르는 흥분과 집중 등의 감정선이 보는 이들에게 온전히 전해지길 바랍니다. 사랑하고 좋아하는 것이 많을 수록 느낄 수 있는 행복도 많아진다고 생각하는데, 타데코가 취향의 경계를 허물고 넓히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아직 초반이라 콘텐츠 양이 많지 않으니 반복하여 시청해주시면, 선우정아님의 ‘구애' 노랫말처럼 끝 없는 노력으로 계속 구애하겠습니다. 캐치프레이즈인 ‘Tiny but not so tiny’처럼 작은 무대이지만 결코 작지 않은 노력과 행보를 지켜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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