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89_Yoon Hyup

Yoon Hyup

From Seoul, South Korea

Interviewed by Ryu Soyeon

-

작가님을 처음 보는 MAPS 독자들을 위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윤협입니다. 저는 페인팅 기반의 회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랐고, 2010년에 뉴욕으로 넘어와 현재는 뉴욕 브루클린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늘 함께 해 온 스케이트보드 문화, 음악은 저에게 빼놓을 수 없는 요소입니다.

이번 <녹턴시티> 전시의 주제는 무엇인가요?

이번 전시 주제로는 도시의 밤에 펼쳐지는 야상곡을 상상하며 준비했어요. 전시의 주요 작품들은 제가 14년째 살고 있는 뉴욕, 고향인 서울, 그리고 다양한 도시를 다니며 직접 본 풍경이나 그 상황 속에서의 심상을 담고 있어요. 녹턴 (Nocturne)은 야상곡을 의미하지만 단지 그에 한정되기보다는 밤이라는 시간이 품은 다양한 모습들도 의미해요. 작품 대부분은 도시 안팎에서 직접 경험한 것들과 상상을 바탕으로 그려진 것들입니다. 이번 녹턴시티는 현대 도시의 삶 속에서 다양한 영감을 담은 작품을 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거예요.

지난 전시들과 다른 점이 있을까요?

이번 전시에는 지난 초기작부터 최신작, 드로잉, 입체물, 스튜디오 아카이브까지 총 23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이는 대규모의 개인전이에요. 제가 2004년 처음 활동을 시작하면서 만든 실험작들, 제게 영향을 준 문화 요소들을 포함해서 어떻게 제 창작활동이 발전했는지를 볼 수 있는 전시이기도 해요. 특별히 이번 전시에서 공개하는 16미터 길이의 초대형 파노라마와, 제 회화에서 탄생한 캐릭터 “저글러” (JUGGLER)를 새롭게 발전시킨 “리틀타이탄” (LITTLE TITAN)이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으로 소개될 거예요. 제 아내이자 디자이너인 도희의 도움으로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작은 입체물들은 모두 형태가 다른 수제 도자기로 제작됐어요.

작가님은 스케이트보드, 힙합 등 거리 문화에 영향을 받아 작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금도 변함 없나요?

거리 문화가 제 작업에 영향을 준 대표적인 요소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제게 영향을 주는 것들은 클래식 음악, 힙합음악, 재즈, 고전미술, 현대미술, 공상과학물, 장난감, 스케이트보드, 자전거 그 외에도 다양한 것들이에요. 분명한 것은 그중에, 스케이트보드는 9살쯤부터 지금까지도 꾸준히 함께 하고 있어요. 특히 10대 시절부터 접한 스케이트 문화나 DIY (Do It Yourself) 문화는 저의 초기 활동 시절에도 많은 영향을 줬어요. 예를 들어서 생각한 걸 실현하기 위해 충분한 조건이 아니거나 외부의 평가나 시선이 어떻든, 조용히 가고 싶은 길을 가는 태도가 익숙해진 것 같아요. 현재도 새로운 영감을 발견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주로 책, 도시, 영화, 음악에서 우연히 발견하기도 하고 자전거를 타며 발견하는 도시 안과 바깥에서의 순간에서 포착하기도 해요.

<녹턴시티>를 준비하며 어떤 생각들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처음 롯데 뮤지엄에 처음 가게 된 건 서울에 방문했던 때였어요. 전시장을 보며 스케일이 크다고 느꼈어요. 이런 규모의 전시는 어떻게 준비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몇 년 후 어느 날, 아침에 이메일을 열었는데, 롯데 뮤지엄으로 전시 제안의 이메일이 왔어요. 그때, 올 게 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첫 개인 뮤지엄 전시였고 공간이 매우 크기 때문에 큰마음을 먹고, 준비 기간 동안에 오직 뮤지엄 전시에만 집중했어요. 다른 스케줄을 모두 미루거나 취소하고, 오직 이 전시 하나만을 바라보고 장기간 준비하는 것은 당시 스튜디오의 재정적 어려움이 생길 수도 있는 과감한 도전이었어요. 하지만 최선을 다해 후회 없는 전시를 해보기로 결심했어요. 작업 여정의 한 챕터를 마치고 다음으로 나갈 때 느끼는 건데, 평생 쉬지 않고 달려왔어도 도착한 곳은 새 관문 앞에서 또 다른 시작처럼 느껴져요. 그렇기에 결국 타인과 비교는 무의미하고 경쟁상대는 결국 저 자신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사회의 중심보다 밖에서 관찰하는 시각의 작업을 해오셨는데, 지금 작가님이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지 알고 싶습니다.

사회의 밖에서 관찰한다는 것은 언뜻 들으면 현실을 벗어난 것과 같이 들릴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세상에 대한 더 많은 관심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소셜 미디어로 인해 더 많은 정보가 쏟아지기도 하지만, 특히 뉴욕 같은 도시는 다양한 문화와 사람들이 모여있어 실제로 지역마다 사람마다 다양한 느낌을 접할 수 있어요. 그리고 시간이 지나며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풍부해질수록 초기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것들이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눈에 보이기도 해요. 세상을 바라볼 때나 다른 문화를 볼 때는 한정된 관점으로 바라보고 판단하는 데에서 문제가 생기는 것 같아요. 모르는 것이 있다는 것을 늘 인지하고 서로 존중하며 다양성에 대해 수용하는 자세 또한 중요한 것 같아요.

이번 전시를 위해 신작을 준비하시면서 어떤 감정을 느끼셨나요?

이번 전시를 위해 제작한 신작 중 여러 대형 작품이 있는데, 그중 특히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은 가로 16미터 대형 파노라마 풍경 작업, 나이트 인 뉴욕 (Night in NY)이에요. 수천 개의 점 선으로 뉴욕의 밤 풍경을 그린 작품인데, 벽화 이외로 지금껏 그린 것 중 가장 큰 캔버스 작품이에요. 마지막 피스를 완성하는 날, 작업실 바닥에 한동안 누워있었어요. 긴 전시 준비 기간인 만큼, 좋은 정신적 컨디션을 위해 새벽에 5시쯤 기상 후 브루클린의 프로스펙트 공원에서 (Prospect Park) 25 킬로미터 정도 자전거를 타고 맑은 머리로 작업실에 돌아와 작업을 하곤 했어요. 저의 20년 전의 초기작들을 선별하던 중 초심으로 돌아가서 시간의 소중함도 느꼈고요.

스타일이 확고한 작가입니다. 다른 기법이나 화풍을 시도하고 싶은 생각은 없나요?

변화가 필요한 시기가 오면 언젠가 변하게 되겠지만 지금은 현재에 집중하려고 해요. 지금의 그림도 현재를 열심히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조금씩 변화해 온 것 같아요. 변화가 있다 하더라도 전체 흐름을 보면 저의 표현들과 성격들이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최근 가장 관심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좋은 건강, 좋은 전시 그리고 주어진 시간의 활용이에요. 몸이 건강해야 좋은 정신으로 온전히 영감을 받아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꾸준한 작품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응원해 주시는 많은 분에게 감사를 전하며, 앞으로 더욱 작업과 탐구에 전념하려고 합니다.

<녹턴시티> 전시 후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아직은 자세히 말할 수 없지만, 새로운 소식이 준비되면 알려 드릴 거예요. 더 자세한 소식은 제 인스타그램 (@ynhp)를 통해 전해 드릴 거예요. 인터뷰를 읽어주신 독자분들과 정말 오랜만에 인터뷰 진행해 주신 맵스 매거진에게 감사 말씀 드립니다. 이번에 제가 나고 자란 도시 서울에서 뜻깊은 전시를 열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제가 오롯이 작품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항상 도움을 주는 아내와 전시를 도와주신 관계자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이번 전시를 찾아주시는 모든 분들께 좋은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

.

You can check out more images and contents through our magazine!

Maps Magazine